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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6,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기술엔지니어로 입사하여 17년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팀의 신입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엔 항상 인사과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가득 보내옵니다. 그리고 2~3일 동안 그 모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 읽어보고 우리 팀에게 필요한 인력을 선별하고, 면접을 봅니다. 대부분의 팀장들은 본인 신입을 뽑을 때 가장 먼저 첫 포스팅에서 언급하듯 이력서에서 1차 선별을 합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 모든 자기소개서를 읽으면서 최종 서류합격자를 선별합니다. 그러면,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 무엇이 있을까요?
1. 공고가 떴으니 그냥 썼어요.
다행히 우리 회사는 자유 형식이 아닙니다. 만약 자유 형식이라도 가족 얘기는 절대 금물! 어진 아버지든, 자유로운 가족 분위기든, 독립적인 가족 환경이든, 사람들은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부분 해가 될 경우가 많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분위기가 망칠 수 있죠.
그럼 모든 자기소개서의 시작은 뭘까요? 단연코 "지원동기"입니다. 하지만 취준생의 입장은 모든 곳에 자기소개를 써야 하죠. 그러니 이 기업이 아니면 안된다는 신파극은 필요없습니다. 단지, 이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고, 그리고 이 회사를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보여 줘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여러 사업부가 있다보니 각 사업부마다 기술팀이 있는데, 만약 섞어 쓴다면?? 예를 들어 A사업부는 볼펜을 만드는 곳인데, 어설프게 공부해서 B사업부에서 만드는 연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나머지 자소서를 읽을 기분이 안나지 않을까요?
2. 두리뭉실한 제목은 읽기 싫어요. 오직 숫자!!!
1번: 준비된 인재, OOO
2번: 고체역학 A+, XXX기술팀의 적임자
3번: OOO(지원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직접 사용 후, 3가지 개선안 도출
여러분은 어느 문구가 마음에 드시나요? 공교롭게도 제가 읽어본 자기소개서의 95%가 1번처럼 씁니다. 와! 면접관은 편해지죠. 왜! 제목만 보고 95%을 거르고 5%만 읽어봐도 되니 업무가 줄어드는 거죠~^^ 준비되었는지는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똑똑한 지는 당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면접관이 그렇게 생각하게 해야 하는 거죠. 그럼 숫자가 왜 필요한 지 또다른 예를 볼까요?
4번: XXX(회사가 하는 것과 유사한) 대회에서 3회 수상! 금상!
5번: OOO(지원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30명에게 물었습니다.
4번의 경우, 면접관으로써는 "아~이 사람이 우리 회사 같은 곳에 오려고 평소에 노력도 많이 했고, 성과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제목만 보고도 알게 되죠. 5번의 경우, 궁금해서 아래를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CAD를 잘하는 지, CATIA를 잘 하는 지는 서로가 확인할 방법이 없겠죠. 차라리 이런 경우, 취미나 특기로 적는 것이 낫습니다.
17년 전 저 역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모든 자소서에는 그 회사를 심도있게 공부한 내용과 많은 숫자를 적었습니다. 이에 L모기업의 인사과에서 전화가 와서 "자기소개서가 너무 인상적이니, 꼭 면접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자기소개서는 소설이 아닙니다. 반드시 객관화를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객관화는 숫자가 정말 중요한 도구입니다.
3. 사실을 기반으로 한 거짓말
거짓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면접에서도 자소서를 기반으로 질문을 하는데, 거짓말은 들통날 수 있고, 그 순간 바로 짐싸는 거죠. 그러므로 사실을 기반으로 하며, 약간의 설명만으로 신빙성을 높일 수 있는 "과장"이 섞인 거짓말과 진실의 경계선을 잘 타야 합니다. 당신이 팀과제에서 설령 방관자였다 하더라도 자소서에서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참여한 대회가 설령 모든 사람들이 입상한 대화라도 면접과들이 일일히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당신이 참여한 대회가 학과에서도 작은 대회일 지라도 약간의 과장으로 학교에서 주관하는 많은 과에서 참여하는 대회라 적더라도 면접관은 절대 모릅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과장"이 섞인 거짓말과 진실이 당신을 빛나는 주역으로 만들어 줍니다.
4. 아니! 이런 내용을 어떻게 알았어요????
필자는 꼭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꼭 그 회사의 공장이나 본사에 가보았습니다. 특히 본사는 그룹의 건물을 같이 쓰는 경우나 큰 건물의 몇 개 층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엔 회사 알림 게시판를 볼 수 있어서, 회사가 진행하는 소소한 내용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정말 몰라도 내용이고, 소소한 내용이죠. 그러다 보니 절대 인터넷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특히, 회사 건물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 있는 "올해의 직원 전용 캐치 프라이즈"!!!!! 를 당신이 알게 된다면???? "품질의 고객을 향한 우리의 양심입니다."라는 직원들에게 하는 단순한 현수막에 있는...인터넷이나 홈페이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그런 내용을 당신이 알고 있다면??? 면접관은 반드시 당신을 보고 싶어할 겁니다.
사실 지원자의 대부분은 이력서 내용이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니 이력서에서 어느 정도 분류가 된다면, 결국 선택은 자기소개서에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딱 두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지원하는 회사를 최소 이틀은 공부해라." 그리고 "숫자를 기반으로 한 객관화를 하라"!